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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에서 그렇게 더위에 시달렸던 기억이 있어서였는지, 다음 여행지를 정할 때는 자연스럽게 정반대인 곳이 떠올랐어요. 그때 마침 삿포로 여행이 한창 유행하던 시기였는데, 저희도 그 분위기에 살짝 휩쓸렸던 것 같아요. 더운 걸 워낙 싫어했던 터라 "이번엔 시원한 데로 가서 낭만 좀 찾아보자"는 마음으로 삿포로를 목적지로 정했어요. 나고야 여행 얘기를 하다가 별 고민 없이 삿포로로 정해진 것도, 그만큼 저희가 여행 결정에 익숙해졌다는 뜻이었던 것 같아요.
초겨울 삿포로, 차가운 공기와 눈
도착한 시기는 초겨울쯔음이었어요. 공기부터가 나고야 때와는 완전히 다르게 차가웠고, 눈도 왔었던 것 같은 기억이 남아있어요. 세세한 장면까지는 가물가물하지만, 그 서늘하고 맑은 공기만큼은 몸으로 확실히 기억하고 있어요. 숨을 들이쉴 때마다 코끝이 찡했던 그 느낌이 아직도 선명해요. 더위에 지쳤던 여름 여행 다음에 맞은 이 추위가 오히려 반가웠던 것 같아요. 여름 나고야와 초겨울 삿포로, 계절이 정반대인 두 여행을 나란히 다녀왔다는 게 지금 생각해도 재밌는 우연이에요.

삿포로 테레비 타워에서 본 야경
삿포로에서 가본 곳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삿포로 테레비 타워예요. 위로 올라가서 도시를 내려다봤는데, 그 야경이 정말 끝내줬어요. 낮의 삿포로랑 밤의 삿포로가 완전히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었죠. 불빛들이 좍 펼쳐진 걸 보면서 한참을 그냥 서서 구경만 했던 기억이 나요. 그 풍경 하나로 왜 사람들이 삿포로에 낭만을 느끼는지 알 것 같았어요.
"와, 이 야경 보러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네."
오도리 공원을 걸으며
테레비 타워 근처에 있는 오도리 공원도 걸었어요. 넓게 펼쳐진 공원을 초겨울 공기 속에서 천천히 걸으니까, 나고야에서 더위 피하느라 정신없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여유가 느껴지더라고요.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여행하는 기분이 물씬 났어요. 딱히 사진을 많이 찍지도 않았는데, 그 조용하고 차가운 공기 속을 나란히 걸었던 그 순간 자체가 그냥 좋았던 여행이었어요.
나고야에 이어 삿포로까지, 계속 같은 친구와
돌이켜보면 나고야도 삿포로도 결국 같은 친구랑 갔다는 게 저한테는 나름 의미가 커요. 규슈는 셋이었는데, 그 이후로는 자연스럽게 이 친구랑 둘이 다니는 흐름이 됐거든요. 여행지가 완전히 다르고 계절도 정반대였는데, 같은 사람이랑 가니까 여행 호흡 자체는 오히려 더 편해졌던 것 같아요. 처음 만난 편의점에서부터 시작된 인연이 이렇게 여행지 두 곳을 더 함께하게 될 줄은 그때는 몰랐죠. 같은 사람과 여러 번 여행을 다니면, 매번 새로운 곳인데도 이상하게 익숙한 편안함이 생기더라고요.
많지 않은 기억, 그래도 남은 감정
솔직히 말하면 삿포로 여행은 시간이 많이 지나서 세세한 장면들이 꽤 흐려졌어요. 첫날 뭘 먹었는지, 숙소가 어디였는지 같은 디테일은 잘 기억이 안 나거든요. 그런데도 테레비 타워에서 봤던 야경이랑 오도리 공원을 걸을 때 느꼈던 그 차분한 공기만큼은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있어요. 오히려 세세한 기억보다 그때의 분위기와 감정이 더 오래 남는다는 걸 이 여행을 통해 느꼈던 것 같아요. 사진을 다시 찾아보면 그 순간이 좀 더 선명해지겠지만, 굳이 안 찾아봐도 그 서늘한 공기와 야경만큼은 눈 감으면 바로 떠오를 정도예요.
자주묻는 질문
삿포로 초겨울 여행, 많이 추운가요?
확실히 쌀쌀했지만 견딜 만한 정도였고, 그 서늘함이 오히려 매력이었어요.
삿포로 테레비 타워는 꼭 가봐야 하나요?
야경이 정말 인상적이라 시간이 된다면 올라가보는 걸 추천해요.